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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를 모두가 살고 싶은 ‘천혜의 행복 도시’로 만들 것”
등록일 2025.04.11 / 조회 74

부·울·경 기초단체장 인터뷰 김종훈 울산동구청장 김종훈 울산동구청장이 지난 7일 청장실에서 밝은 표정으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울산동구청 제공] “타도시 시민들이 우리 동구를 두고서 에어컨 밑에서 살 것인지, 쾌적한 자연 속에서 살 것인지를 결정할 때가 온다는 믿음으로 모두가 살고 싶은 ‘행복한 동구’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울산동구청장실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김종훈(60) 청장은 시종 밝은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동구가 천혜의 해안 경관을 끼고 있는 도시인 데다 재임 3년차 행정이 성과를 쏙쏙 거두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이었다. 울산 동구는 근로자 3만4000명의 HD현대중공업과 1만명의 HD현대미포 등 대형 사업장이 있어 ‘조선 도시’로 유명하지만, 쾌적한 환경도 도시의 자랑이다. 기상청이 2023년 발간한 ‘울산광역시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9년 여름과 겨울 평균기온이 남구·중구·북구·울주군은 평균 24.17도와 3.6도인데 비해 동구는 23도와 4도였다. 동구가 다른 구·군에 비해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따듯했다. 이렇게 쾌적한 기후에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슬도 등 천혜의 자연환경까지 갖추고 있다. 일산해수욕장 800m 해변 구간은 맨발에 좋은 ‘젖은 모래’로 맨발걷기 명소다. 김 청장도 직접 걸어보고 야외 세족장을 설치했다. 슬도와 대왕암 해안둘레길 초화단지는 전국적인 봄꽃 명소다. 든든한 일터와 휴양 환경이 공존하는 도시. “에어컨 밑이 아니라 자연 도시로 이사올 것”이라고 한 김 청장의 말은 행정가로서 밝히는 비전이었다. ▶일석삼조 행정…‘탁월한 발상’= 이와는 달리 동구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하다. 2025년 본예산 기준 16.25%로 울산 지역 5개 구·군 중 두 번째로 낮다. 아껴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 청장은 ‘신축’보다는 ‘기존 시설물 활용’에 방점을 찍는다. “신축하면 예산도, 기간도 많이 걸립니다.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거나 민간 건물을 빌리면 모두 해결할 수 있지요. 특히 세가 나가지 않는 민간 건물을 임차하면 건물주도 좋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김 청장의 말에 무릎을 탁 쳤다. 예산을 아끼면서 주민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니 ‘일석삼조(一石三鳥) 행정’이었다. 김 청장은 지난 2011년 6대 동구청장에 이어 2022년 9대 청장직에 복귀했다. 상황은 예전 같지 않았다. 일하고, 먹고, 소비하고, 잠자고, 휴양하는 것이 현대중공업이 소재한 동구에서 모두 이루어진다고 해서 ‘현대공화국’이라 불리던 부자 도시가 조선업 불황으로 근로자는 떠나고 지역경제는 바닥을 헤매고 있었다. 그 사이 현대중공업은 주민시설로 운영하던 서부회관, 동부회관, 대송문화회관, 미포복지회관 등을 매각했다. 주민들은 “생존수영과 같은 필수 체육교육조차 받지 못하게 됐다”며 원성을 쏟아냈다. ▶리모델링·임대료 재정한계 극복= 김 청장은 “기업에 의존하던 문화·체육·복지 인프라를 자립시켜야 지역산업의 부침에 휘둘리지 않고 주민의 삶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결책으로 리모델링을 도입했다. 취임 첫해에 서부동의 옛 근로자 숙박시설 2개 동을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2023년에는 동울산종합시장 고객지원센터 내 유휴시설을 이동·여성노동자쉼터로 만들었고, 지난해에는 일산해수욕장 상가를 임대해 청년문화예술 공간인 ‘청년스테이지ON’으로 꾸미는 등 11개소를 개소했다. 올해에는 폐원한 서부유치원의 소유주였던 HD현대중공업의 건물 및 토지 기부, 인근 공동주택 시공사인 ㈜신영의 무상 리모델링 공사를 이끌어내 신축 사업비의 3분의 1 수준인 14억원으로 어린이복합문화공간 ‘책놀이터 북적북적’을 개관했다. 김 청장은 이 같은 리모델링과 임대 방식으로 지금까지 모두 14개소를 문화·예술·체육·여가 공간으로 만들었다. 화정가족문화센터가 74억7800만원 사업비로 4년 가까이 걸려 개관한 것과 비교하면 예산을 절감한 ‘속전속결 행정’이다. 지난해 7월 리모델링으로 개관한 서부건강센터는 지금까지 1만6800명이 이용했고, 지난해 1월 새 단장한 ‘슬도아트’는 5만7000여 명이 다녀갔다. 김 청장이 단기간에 이루어낸 성과다. ▶기업과 지역사회 동반성장 ‘가속’= 김 청장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동구 자치구 출범 이래 처음으로 HD현대중공업과 ‘지역상생발전 협력회의’를 개최하고 분기별로 정례화했다. “선순환 소통의 첫 단추를 끼운 만큼 기업과 지역사회가 더 크게 성장하고, 또 노사 간 문제 발생 시 설득과 조율로 해결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또 외국인 정착에도 행정력을 쏟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울산 동구의 외국인 등록인구는 2021년 말 2953명에서 올해 2월 현재 9688명으로 전체 인구 16만44명의 6.05%를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사회 기준인 외국인 비중 5%를 훨씬 넘겼다. 김 청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스위스 극작가 막스 프리쉬가 말한 ‘노동자를 불렀는데 사람이 왔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강조한다. 한국에서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구청에 ‘노사외국인지원과’를 신설했다. 또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 제정, 외국인주민협의체 구성,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외국인 주민반상회, 외국인 주민소식지 발간으로 자립과 함께 지역주민 및 외국인 간의 교류도 돕고 있다. “구청장은 주민이 위임한 권한을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어린이공원 하나를 만들더라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의견을 듣고서 현장점검과 관련 부서와의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합니다.” 지방자치는 주민자치에서 출발한다는 김 청장.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자치도시 울산 동구가 김 청장이 그리는 ‘행복 도시’로 눈앞에 성큼 다가섰다. 울산=박동순 기자 cityblu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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