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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여행] 경남 밀양 고례리 단장천과 밀양댐, 자연 물놀이장서 더위 날리고…호반 정자에 앉아 '물멍' 즐기고
- 등록일 2024.06.07 / 조회 136
![[주말&여행] 경남 밀양 고례리 단장천과 밀양댐, 자연 물놀이장서 더위 날리고…호반 정자에 앉아 '물멍' 즐기고](http://news-plaza.com/newsml/data/image/2024/01500801/20240607/01500801.20240607081209001.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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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가는 길, 카페와 식당들이 더 많아진 느낌이다. 작은 국숫집부터 상당한 규모의 베이커리 카페와 미나리 식당까지, 주차장마다 차들도 제법 촘촘히 들어차 있다. 세상은 무성한 초록으로 고요하고 먼 천변 따라 큰 금계국의 화려한 노랑이 이따금 시선을 밝힌다. 이즈음인데 하고는, 쫓아오는 차들을 의식하며 단장천 저편 초록에 숨은 반계정을 초인적인 눈짓으로 낚아챈다. 겨우 지붕만 보고도 입꼬리가 솟는다. 곧 범도리에서 시전천과 함께 표충사 가는 길을 떠나보내고 단장천 원류를 따라 고례리 골짜기로 들어선다. ◆단장면 고례리 단장천 고례리 평리마을을 지난다. 천변의 들이 넓은 편이다. 길 따라 늘어선 가로수들은 이팝나무다. 이팝나무 길은 4㎞나 이어지는데 5월이면 하얀 이팝꽃이 장관을 이룬다. 카페평리를 지나고, 허물어진 돌담도 보고, '대추'라는 단어를 간간이 스친다. 평리는 '고례산대추'로 유명한데 이곳에서 전국 대추 생산량의 약 15%가 난단다. 계절마다 대추, 매실, 땅콩, 옥수수, 감자, 고구마, 사과 등을 수확하고 논메기 잡기, 뗏목 타기 등을 할 수 있는 농촌 체험 마을로 운영되고 있다. 길에서 느끼는 마을은 아주 조그마한데 오토캠핑장과 온갖 펜션들이 있는 모래밭마을과 밀양의 오지마을로 손꼽히는 바드리(일명 소월리), 산중의 풍류동(風流洞)까지 포함하고 있어 그 품이 상당히 넓고 깊다. 고례리의 동쪽은 향로산과 향로봉, 서쪽은 수연산, 남쪽은 매봉산 줄기가 감싸고 있다. 단장천(丹場川)이 흘러나가는 북쪽을 제외하면 사방이 산이다. 단장천은 울산 울주군의 능동산에서 발원해 양산시 원동면을 거쳐 단장면으로 흘러들어 온다. 단장면 고례리에서 밀양댐을 이루고, 범도리에서 구천, 시전천 등과 합류해 동쪽으로 흐르다가 태용리에서 밀양강에 유입된다. 단장이라는 지명은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기록되어 있어 적어도 조선 초기부터 있었다고 여겨진다. 고례리에서 단장천은 신선이 살았다는 뜻에서 고사천(姑射川) 혹은 동천(東川)으로 불린다. 옛날부터 구곡천(九曲川)으로도 불렸는데 조선 초기 학자인 채지당(採芝堂) 박구원(朴龜元)이 고례리 사희동에 살면서 지은 고사구곡가(姑射九曲歌)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고례리는 원래 '고예(庫藝, 姑曳)'라 불렀다는데 조선 전기 점필재 김종직이 제자들과 함께 마을에 유람을 오면서부터 고례(古禮)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고례리 단장천은 예부터 신선이 살고 구곡을 경영하고 점필재가 유람을 올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밀주구지에는 '인세(人世)의 진경(眞境)'이라는 기록이 있다. 고례교를 건너다 단장천 절벽 위에 앉은 정자를 발견한다. 1918년 인동장씨(仁同張氏) 가문에서 건립한 낙주정(洛洲亭)이다. 조선 숙종 때 이 마을에 들어와 살았던 낙주(洛洲) 장선흥(張善興)과 그의 9세손인 농산(聾山) 장영석(張永錫)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재실이라 한다. 마을 어른들은 절벽 아래 소(沼)를 시루소 혹은 시리소라 부른다고 한다. 낙주정 아래 바위가 떡 찌는 시루와 닮았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뒤돌아보면 낙주정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밀양댐이 보인다. 천변에 산책로가 나 있다. 아래로는 평리 모래밭마을까지, 위로는 밀양댐생태공원까지 이어진다. 고례교 아래는 자연 물놀이장이다. 물이 너무나, 너무나 맑다. 신선 살았다는 고례리 단장천 고사천·구곡천으로도 불려 조선 초 김종직 유람 다녀 가 절벽 위 '낙주정' 1918년 건립 다목적 밀양댐 2001년 완공 2016년 전국 첫 일반에 개방 상류 조류쉼터·전망대 설치 수몰민 기리는 망향비도 세워 ◆밀양댐 댐 위를 걷는다. 젊은 부부도 댐 위를 거닌다. 저 끝에서 한 여인이 걸어온다. 밀양댐생태공원이 내려다보인다. 타타타타타타타, 드론 소리 들린다. 저 아래 생태공원 쪽에서 날아온 드론은 따발총소리를 내며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시퍼런 밀양호는 미동도 없다. 밀양댐은 1991년 11월에 착공하여 2001년 11월에 완공되었다. 경남 밀양, 양산, 창녕 등 3개 지역에 수돗물과 전력을 공급하고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건설되었고 2016년 전국 다목적 댐 가운데 최초로 일반인에게 개장되었다고 한다. 김종직이 노닐었다는 농암대(籠岩臺)가 물에 잠겼고 밀양의 사희동, 덕달, 죽촌 등 3개 마을과 양산의 고점마을이 수몰됐다. 호수에 섬 하나 떠 있다. 어느 마을의 뒷산마루였을까. 호숫가를 달린다. 밀양댐 상류 단장천 일대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은어와 꺽지, 동사리와 참갈겨니 등 1~2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2022년에는 생태하천으로도 선정됐을 만큼 깨끗한 수질을 자랑한다. 망향의 동산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밀양댐 상류 조류쉼터가 나타난다. 황조롱이와 박새 등의 쉼터란다. 붉나무 등의 관목림과 상수리나무 등의 교목림, 잣나무 등 서로 다른 높이의 나무들이 층층이 숲을 이루고 있다. 곤충과 파충류가 살 수 있는 나무더미 등의 공간도 조성되어 있고 탐방로와 데크 쉼터, 밀양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도 있다. 새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새소리는 아주 많이 들린다. 도로에서 몇 발걸음 만에 자연에 폭 안기는 완벽한 장소다. 조금 더 길 따라 오르면 진짜 망향의 동산이 나타난다. 너른 부지의 주변으로 나무들이 멋있게 그늘을 드리우는데 말간 햇살 속에 망향비가 서 있다. '아홉굽이 폭포마다 성난 우레 부딪치고/ 낙화는 가이없이 물결따라 쓸려가네/ 반생토록 몰랐어라 도원길이 어드멘지/ 오늘에야 만났거늘 조화옹이 시기하네.' 비에는 김종직이 남긴 시와 함께 전체 297명 수몰 이주민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다. 망향비 뒤에 전망 정자가 높다. 용암정이라 들었는데 현판에 농암정(籠巖亭)이라 쓰여 있다. 수몰된 옛 농암대를 대신해 지은 정자가 아닌가 싶다. "올라와서 보세요." 한 칸 정자에 가득 앉아 있던 대가족이 자리를 비켜준다. 밀양댐 방향의 전망은 수목들로 인해 시원하지 않다. 멀리 양산시 원동풍력 발전기가 보이고 울산 배내골로 이어지는 호반 길의 전망이 좋다. 산과 산 사이 골짜기를 가득 채운 물빛은 짙다. 호수는 아주, 아주 깊어 보인다. 물멍, 산멍, 하늘멍, 바람멍, 햇빛멍, 풀멍, 어지러운 모든 것 잊고 잠시 멍 한다. 글·사진=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 여행 Tip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에서 내려 24번 국도 언양, 표충사 방향으로 간다. 금곡교차로에서 우회전해 1077번 지방도를 타고 표충사 방향으로 가다 아불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051번 지방도 고례로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밀양댐과 밀양댐 상류 조류쉼터 거쳐 망향비가 있는 농암정에 닿는다. 농암정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