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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60년 미아리 텍사스 역사속으로’…남겨진 그들은 어디로? [세상&]
- 등록일 2025.04.26 / 조회 11
![[르포] ‘60년 미아리 텍사스 역사속으로’…남겨진 그들은 어디로? [세상&]](http://news-plaza.com/newsml/data/image/2025/02100701/20250426/02100701.20250426134536001.01.jpeg)
![[르포] ‘60년 미아리 텍사스 역사속으로’…남겨진 그들은 어디로? [세상&]](http://news-plaza.com/newsml/data/image/2025/02100701/20250426/02100701.20250426134536001.02.jpeg)
성북구 집창촌 ‘미아리 텍사스’ 르포 수십개 업소, 수십명 노동자들 남아 구청 이주민 지원책 못받는 이들도 다수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는 성북구의 집창촌 모습. 이곳은 재개발 계획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철거가 진행 중인데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는 곳들이 있다. 김도윤 기자.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이쪽으로 와. 한잔하며 놀다 가세요. 기본이 10만원입니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세칭 ‘미아리 텍사스’라 불리는 집창촌 골목 안, 붉은 간이의자에 앉아 있던 중년 여성이 건넨 말이다. 최근 법원이 명도집행(강제 철거)을 결정하면서 남으려는 이들과 쫓아내려는 이들 사이에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끝까지 영업하려는 일부 업소들은 아침부터 불을 켜두고 있었다. 미아리 텍사스는 수십 년간 서울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로 존재해 왔다. 이 일대는 2009년 처음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22년 구청이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재개발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신월곡 제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하나로 작년 9월 이주계획이 공고됐고 12월부터 부분 철거가 시작됐다. 올해 들어서 1차 구역 철거가 완료됐고 오는 6월까지 2차 구역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성매매 업소 대부분이 모여있는 3차 구역은 세입자 이주 완료 후 7월부터 철거가 예정돼 있다. 이주가 완료되면 이곳은 최고 47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2200여가구로 재개발된다. 경찰에 따르면 미아리 텍사스촌에는 현재 35~40개 업소, 60여명의 성매매 노동자가 남아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일부 성노동자들은 법원이 명도집행을 결정한 이튿날인 지난 17일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성북구청은 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각종 사회복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직업훈련, 법률지원, 의료지원, 일자리 연계, 주거지원 등이다. 성매매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해서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겠다는 것이 골자다. 다만 구청의 지원책엔 한계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성매매 노동자의 경우 신분 노출을 우려해 실제 거주지를 거짓으로 지자체에 신고하지만, 지원 정책은 지자체의 공식 기록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기록되지 않은 이들은 그 어떤 보상이나 지원 대상에 들지 못하는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실제 거주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를 보상 기준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유연성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번 정비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려는 목적이 아닌, 주거환경 개선과 공공질서 회복이라는 원칙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며 “정비와 지원은 병행돼야 하며, 성매매 경험이 낙인으로 작용해선 안 된다는 인식 속에서 자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5일 오전 8시께 서울 성북구 성북구청 앞에 ‘우리는 성북구청장 묵인하에 이렇게 ?겨났다’다‘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 놓여있다. 김도윤 기자. kimdoy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