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문화교육

다문화교육

다문화 교육 뉴스 Ξ 상세

[우리마을 이야기6] 정미면 우산리 "명필가가 주민 이름 적는 계통문 이어졌었지"
등록일 2024.07.27 / 조회 88
[우리마을 이야기6] 정미면 우산리 "명필가가 주민 이름 적는 계통문 이어졌었지"

당진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마을의 모습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마을의 이야기를 신문 지면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기록한다. ※ 이 기사는 2024년도 충청남도 지역미디어지원사업으로 취재ㆍ보도합니다. 기사 내용은 유튜브 채널 ‘당진방송’을 통해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우산리에는 자연마을이 4개 있다. 정미 방면으로 1반에 속하는 무세정골과 당대골이 있으며, 서산 방면으로 2반에 속하는 가제골, 고라실이 있다. 최남수 노인회장은 “(우리가 추측하기로는) 1반에 있는 무시덩골(무세정골)에 항상 물이 흐른다고 해서 이름 지었고, 2반의 가제골은 골에서 물 내려오는 곳에 가재가 많다고 해서 가재골이라고 이름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웠던 시절에 여기서 가재를 잡아 식사 대용으로 먹었다”면서 “하성리 경계 쪽에 있는 고라실 지역은 옛날에 산이 좀 약간 높고 아래는 퍼졌다고 해서 고라실이라고 했고, 논이 많이 있는데 땅이 좋아 쌀맛이 좋다고 소문이 많이 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고라실은 ‘고래실’의 사투리이기도 한데, 고래실은 ‘바닥이 깊고 물길이 좋아 기름진 논’이라는 뜻이다. 최남수 노인회장의 말로 비추어보아 고래실에서 지명이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우성경로당 후 두 번째 마을회관 정미면 회천로 471에 위치한 우산리 마을회관은 두 번째로 지어진 것이다. 이한범 이장은 “이전 마을회관은 회관으로서는 기능하지 않고, 마을에서 마트로 활용하다가 현재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수 노인회장은 “첫 회관은 1970년대 지어진 것 같은데, 4-H 구락부 회관도 있었고, 한쪽에 마을회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우산리와 하성리를 포함해서 우성 경로당이라고 이름 지었는데, 그 당시에는 봉성리, 하성리, 마중리, 매방리, 산성리 어르신들이 우산리에 와서 회의도 하고 회비를 내며 우성경로당을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한범 이장에 따르면 현재 우산리에는 주민등록상으로 90여 명이 거주한다. 이한범 이장은 “그중 최연소자는 외지에서 이사 온 고등학교 3학년생 학생이고, 남성 최연장자로는 88세의 홍승정 씨, 여성은 93세의 이명자 씨”라고 말했다. 특히 우산리는 열 집 중 네 집은 귀촌한 사람으로, 귀촌 인구도 적지 않단다. 이 이장은 “기존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고 나면 마을 인구가 채워지지 않는다”면서 “외부에서 귀촌해 온 분이 약 40명 되는데, 그분들이 마을 일에 협조를 잘 해줘서 선주민과 이주민들이 잘 융화돼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촌 특성상 마을에는 고령의 주민들이 많은데,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당진시나 면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중 우드버닝 교실은 4년 넘게 이뤄지고 있고, 문화예술창작소 내숭(대표 문영미, 이하 내숭)에서 추진하는 ‘우리동네 공동체 하모니’ 사업은 지난 4월에 시작해 오는 11월까지 진행한다. 실버운동도 마을 어르신들에게 호응이 좋다고.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우드버닝을 즐길 수 있도록 장비인 우드버닝기를 갖춰놓았고, 올해 초 마을총회에서 주민들이 만든 다양한 우드버닝 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 이장은 “주로 65세부터 85세까지의 부녀회원들이 많이 나오며, 매주 하루에 2시간씩 우드버닝을 통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동네 공동체 하모니’ 사업은 회차마다 다르게 제시되는 주제에 대해 어르신들이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발표하고, 내가 살아온 길과 다른 사람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렇게 모은 이야기들은 가사로 정리해 하나의 공동체 노래를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최종 목표다. 수십 년 이어진 계통문 전통 무엇보다 우산리의 특색은 수십 년 동안 간직해온 마을에 대한 기록물이 풍부한 것이다. 최 노인회장과 이 이장이 그동안 보관해 온 수십 년 된 자료들을 꺼냈다. 한자가 적힌 수십 장의 종이들,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낡은 책자, 한눈에도 오래돼 보이는 스케치북…. 스케치북을 들추면 마을의 옛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옛날 회관, 새마을사업, 마을안길 정비, 표창 모습, 마을 주민들의 모습 등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으로 우산리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특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에서는 총회를 할 때면 독특한 전통이 내려왔다. 한자가 쓰인 수십 장의 종이들이 그 증거다. 이 종이에는 마을 주민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연말 총회 때면 매년 이렇게 주민들의 이름을 모두 썼단다. “1972년도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마을에서 연말 총회를 열면 ‘계통문’(또는 대통문)이라는 것을 쓰고 총회를 진행했어요. 종이에 주민 이름을 다 적고 적은 종이를 다시 주민들이 돌려보며 모두 확인한 뒤에 총회를 했어요. 가구당 한 사람의 이름을 적었는데, 주로 남자 이름을 적고 남자가 없는 가정이면 여자가 적었어. 그러다 젊은 사람들이 더 원하지 않아서 7년 전쯤에 중단됐어요.” (최남수 노인회장) “(일부 계통문을 짚으며) 이거는 최남수 노인회장이 마을 이장을 맡았을 적에 쓴 거에요. 굉장한 한문 명필이던 최상철 씨가 붓으로 직접 적었어요. 현재 최상철 씨는 93세 나이로 병원에 계세요.” (장병대 총무) ‘반적부’라는 것도 있다. 반마다 반장이 있고 반 주민들이 있는데, 반 주민들의 신상명세서와 마을 사업, 등의 현황자료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장병대 총무는 “‘토지 소표’는 토지 면적과 등급, 주소, 소유주가 정리돼 있다”면서 “토지 등기부등본처럼 우리 마을 자체에서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이 같은 자료들이 소중해, 후대들도 잘 보존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 노인회장은 “계통문은 과거 TV프로그램 ‘6시내고향’에 나온 적도 있다”면서 “지금은 중단된 풍습이지만 계통문을 비롯해 마을 과거 자료들을 계속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현 이장이 잘 보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마을의 자료들이 잘 보존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전글
사회공헌 사업 확대하는 금융사, 고령화·다문화 변화에 대응
다음글
[맵짠 한국이야기 #1] 파스타와 포